도시 중심의 공원을 걷다보면 가장 많이 들려오는 대화 소리가 타직어다. 학생들과 아주머니들의 타직어를 들으며 조금 거닐다보면 우즈벡어와 러시아어도 들려온다. 언어를 구분할 정도만 되는 나에게는 참 신기한 경험이다. 처음이기도 하지만 또 어디엘 가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소비에트 시절을 거치며 두 민족이 자연스레 함께 살면서 러시아어를 습득한 결과로 간략히 정리해본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흔히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쓰지만 대부분 수도에서 러시아어를 많이 쓰고 시골에 가면 그나라 언어를 많이 쓴다.
참고로 스탈린으로 인해 중앙아시아에 이주한 고려인들은 모두 러시아어를 쓰고 말 뿐 아니라 생각도 러시아 사람이다. 그들의 뿌리는 한민족 이지만 현재의 말과 사고방식으로 봤을때 러시아인 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것 같다. 하지만 이들도 나름의 문화를 유지하려고 애쓰기도 한다. 고려 문화 협회가 대표적이라 할수있다. 여러 민족들이 섞여 살면서 각자의 문화를 가지고 있고 거기서 또 독특한 모습들이 표출된다.


키르기즈 수도 비쉬켁에서 알고 지내던 고려인 아가씨 나타샤한테 내가 러시아어를 배울까? 키르기즈어를 배울까? 물어본적이 있다.
그녀의 대답은 "키르기즈어를 배우세요! 나는 키르기즈 사람이지만 시골에 가면 외국인이 되요!" 였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도 주로 러시아어를 쓰지만 시골에 가면 우즈벡어를 주로 쓴다.
하지만 사마르칸트는 참 특이하다. 공식적인 행사나 TV, 공무 등에서는 그렇지 않겠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타직어를 많이 쓴다. 그만큼 타지키스탄 민족이 많이 살고 있다는 말이다.


어제 11월 3일 금요일에 결혼식에 다녀왔다. 타직사람들의 결혼식, 하객들 대부분이 타직사람! 진행자는 우즈벡, 축사 등으로 나온 사람은 타직어!
나도 한국인이라고 축사를 하란다. 한국에 갔다 온 사람들이 많아서 한국어로 해도 된다지만 절반은 한국어로 절반은 못하지만 우즈벡어로 했다. 아마도 타직어로 했다면 엄청난 호응이 있었을거다.

사마르칸트는 우즈베키스탄 제일의, 아니 중앙아시아 제일의 관광도시다.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레기스턴 광장에 앉아 있으면 유럽부터 아시아를 지나 남북미까지 다양한 인종과 언어를 만날 수 있다. 마치 전시장 같은 착각까지 들 정도다.

이들은 실크로드의 도시, 띠무르제국의 수도였던 사마르칸트의 그시절의 유적들을 보기 위해서 온다.
그만큼 많은 유적들이 시내에 남아 있고 사람들은 그 유적들과 함께 살아왔다.
그 유적들을 바라보며 찬란했던 그때를 떠올리며 잠시나마 감상에 젖어보기도 하고 그들의 문화를 알아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뿐 아니라 시내 길가에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해 있고 공원이 많다. 이 나무들이 그간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을까? 공원은 첫번째로 불바르인데 예전에는 아무르띠무르 동상을 기준으로 뒤쪽으로 쭉 이어진 불바르가 좋았는데 요즘은 불바르 양쪽으 큰 길에 차가 너무 많아서 잘 안가게 된다.

불바르 중간쯤에서 마콘몰(굼)로 길게 이어지는 레닌스키 코차(길)의 공원이 좋다. 그래서 가끔 산책을 하거나 나무그늘 밑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곤한다. 자라는 대로 그냥 내버려둔 거인같은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과 풍경이 참 좋다. 서두에서 말한 공원이 바로 여기다. 사람들도 많이 지나다닌다.
길가에 아이스크림 판매점이나 길거리 카페도 있고 분수도 여러개가 있다. 중간에 가로지르는 큰 길이 있는데 얼마전 지하 통로도 개통되었다.
공원을 벗어나 길을 걸을때면 주차된 소비에트 시절의 다양한 모델의 올드카들을 구경하고 사진도 찍는것도 흥미롭다.




불바르 아무르띠무르 동상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띠무르의 무덤이 있는 구르아미르로 가는길도 그렇고 10분거리의 레기스턴 광장도 그렇고 주변에는 공원이 조성되어있다. 공원이라 함은 잔디밭에 큰 나무들과 분수들! 그렇지 사마르칸트는 분수도 많다.
공원 경계로 들어가면 여름에도 시원함이 확 다가온다. 진짜다! 이제는 익숙하지만 신기한 경험이었다.
여름에 비가 오지 않기 때문에 잔디와 나무들에 매일 물을 주기 때문에 그렇다지만 그래도 경계를 넘나들때는 신기하긴 하다.
중앙아시아 제일의 관광도시 사마르칸트!
실크로드의 오아시스도시 사마르칸트!
푸른 돔의 도시 사마르칸트!
관광지답게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와 나무와 화단과 꽂과 풀들과 공원, 분수...그리고 사람들의 친절함!
여러 언어와 문화, 시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사마르칸트 그래서 나는 사마르칸트가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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